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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AUTUMN MAGAZINE BeFe vol.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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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도 이럴 땐 상처 받아요



아빠들도 이럴 땐 상처 받아요


감정에 무디다곤 해도 때로는 아빠도 상처 받습니다. 이야기하자니 치사한 거 같아서 꾹꾹 참았던 서러움을 들어보시겠습니까? 사돈네 팔촌인 아빠들의 속마음까지 끌어온 남자들의 속풀이 시간입니다. 우리도 이럴 때 속상하고 서운합니다. 

Writer 민정기 Editor 배세송이



“그거 아이 거야. 다른 거 먹어”

사람이 제일 서러운 게 먹는 걸로 구박받을 때 아닙니까? 아이가 이유식을 안 먹을 때는 좋은 재료로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라며 꼭 먹으라고 하더니… 멜론의 부드럽고 달콤한 부위는 아이가 먹고 저에게는 딱딱한 곳을 줍니다. 내가 먹는 게 멜론인지 오이인지 헷갈리는 맛이라 다음엔 두 개 사자고 했더니 남아서 아깝다고 합니다.

아이 것 빼앗아 먹는 치사한 아빠 되기 싫어서 말 안 했지만 아빠도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습니다. 다 먹는 것도 아니고 맛만 보려던 건데 딱 잘라 이야기하면 서럽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그거 아이 거라 싱거울 테니까 나랑 이거 같이 먹자.” “나는 당신이랑 이것 먹고 싶어.”라고 해주면 좋겠습니다.


“감기 걸렸어? 옆방에서 자”

얼마 전부터 으슬으슬 춥더니 기어코 감기에 걸렸던 날입니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은 몸살에 콧물을 훌쩍거리며 퇴근했는데 아내가 걱정스럽게 쳐다보니 괜스레 투정부리고 싶어졌습니다. 감기 걸렸냐는 물음에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안타깝다는 목소리로 “힘들겠다. 옆방에서 자야겠다”라고 합니다. 저도 아이와 아내를 위해 다른 방에서 자려고 했는데 괜찮냐는 물음보다 옆방에서 자라는 말이 먼저 나오니 서운함이 밀려옵니다. “당신 감기 걸려서 힘들겠다. 괜찮아? 금방 나을 거야.” “아이는 더우면 잘 못 자니까 옆방에서 보일러 따뜻하게 하고 푹 자”라는 말로 힘을 주면 좋겠습니다.


“환희 아빠는 아이랑 진짜 잘 놀아주더라”

비교는 모든 사람을 기운 빠지게 합니다. 아내는 환희 아빠를 칭찬하는 말이겠지만 듣는 아빠는 맥이 빠집니다. 단순히 “누구 아빠는~ 잘 놀아주더라”가 아니라 “환희 아빠는 아이랑 이렇게 놀아주니까 아이가 좋아했어” 등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아빠들이 놀아주는 방법과 엄마들이 놀아주는 방법의 차이도 인정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높이 띄우며 놀아주는 걸 본 제 아내는 놀라서 달려와 아이 상태를 확인하곤 합니다. 아이와 놀아주려고 한 건데 놀란다고, 위험하다고 다그치면 정말 서운합니다. 아빠도 공부하고 아이와 놀아주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여보, 주말에 이거 할 거야”

아이를 위한 주말 계획을 세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아빠의 의견 없이 일방적인 통보는 서운함을 느끼게 합니다. 아내가 자기는 ‘엄마’이기만 하고 ‘나’는 잃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을 때가 있습니다. 아빠도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경우 중 하나가 ‘통보’로 아는 계획입니다.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쌓아주려고 하는 거고 당연히 함께할 것이지만 의견을 물어보고 같이 선택하고 싶습니다.


지극히 사소한 것조차 외면당할 때

어느 겨울에 추워서 깨보니 패밀리 사이즈의 이불이 모두 아이에게 가 있는 경우, 아이 생일은 몇 주 전부터 준비하면서 아빠 생일은 잊는 경우 등 소소해서 말하기 구차한 일들도 아빠들의 서운함을 불러일으킵니다. 예전에 TV 프로그램을 보니 안정환 씨가 아내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서운하다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아이가 최우선이지만 아빠도 가끔은 챙김을 받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서로 존중하며 배워나갑시다

아빠들은 사소해서 말하기 쉽지 않은 것 때문에 서운한 일이 많습니다. 남자니까, 아빠니까 이해하고 넘어가고 참으려고 하는 것이지 감정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지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결국 아빠들도 관심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남성심리학이 없는 이유는 아동과 비슷한 심리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단순하고 천진한 아빠들이 답답할 때가 있어도 한 번 더 웃으며 이야기해주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표정에 기가 죽기도 하고 아내의 한마디에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부부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행복하고 더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들 오늘도 우리 아이와 서로를 생각하며 힘냅시다.